그냥 쓰면 글쓰기 실력이 좋아지는 줄 알았습니다. 그게 아닙니다.
잘 읽고, 한 글자 한 글자, 더듬어 가며 읽어야 합니다. 그동안 제대로 읽은 게 아니었어요. 양산형 판타지 소설은 단어와 단어를 속으로 읽어도 편한 책이었고, 고전과 같은 압축적인 단어와 문장으로 된 1장을 읽는 것은 양산 판타지 전권을 읽는 것보다 힘들며 어려웠습니다. 왜 내가 글 읽는 것에 어렵게 되었는지 돌이켜 보면 읽기 쉬운 책만 그리고 글을 '이미지', '형상'적으로 읽어서 그리고 쉬운 개념과 아는 개념으로만 글을 읽어 왔던 것 같습니다.
그래서 현재 처음부터 시작해서 실제 소리 내어 읽고 나면 단어만 읽히는 단계에서 문장과 문단 그리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장 전체를 읽을 수 있도록 지향합니다. 소리 내어서 읽는 '음독', 타이핑해서 필사한 다음, 수기로 쓰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. 그리고 K교수님이 말씀하시길 글을 잘 읽게 된다면 검은 글들의 자간을 읽게 되어서, 더 큰 것을 읽게 된다고 하시는데 작가가 글로 적어놓은 남은 맥락과 이야기를 간파하는 것을 말씀하시는 건지, 검은 글들의 단어와 단어, 문단과 문단, 장과 장 혹은 단어와 장에 관계성을 읽는 힘을 말씀하시는 걸로 추측됩니다만, 아직은 완전히 잘 모르겠습니다. 하지만 현재 자의적으로 이해한 바가 어느 정도 도움은 되는 듯합니다. 그러나 글의 구성과 순서가 어긋나긋나 글을 쓸 때 조잡한 글을 쓰게 되면 속상합니다.
글 읽기 사람을 읽는 것도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. 사람의 조건(표정, 어투, 눈빛 제스처 등, 경제적, 사회적 상황)을 읽을 때 그 사람이 드러내고자 하는 것과 그 조건들을 알고 조합하여 상대의 새로운 특성을 알아내는 것인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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